소원

전화는 아침 중반에 걸려왔다. 긴 전날 밤 이후 집이 이상하게 지친 고요함에 잠겨 있을 때였다. 발은 키 큰 창가 근처에 앉아 있었고, 희미한 햇살이 그녀의 무릎을 가로질러 비치는 가운데 잡지 페이지를 진정으로 읽지 않은 채 무심코 넘기고 있었다. 고요함을 깨뜨린 벨소리는 독특했고, 한동안 듣지 못했던 소리였다. 그녀는 전화를 집어 들고 화면에 깜빡이는 이름을 보며 살짝 놀란 표정으로 눈썹을 들어올렸다.

"알폰스?" 그녀는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발렌티나!" 그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강하게 전해졌으며,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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